IFRS17 도입 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투자 요소'라는 단어의 해석 차이입니다. 이와 동시에 CSM이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수익과 비용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보험사들이 이익을 조정할 수 있어진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1. IFRS17 체제하 보험사의 순익 현황
    1. CSM 조정액의 실태와 문제점
    2. 보험사들의 CSM 확대 경쟁
  2. 투자요소 회계처리의 쟁점
  3. 금융당국의 대응과 향후 전망

IFRS17 체제

지난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IFRS9) 체제하에서 보험계약마진(CSM)의 회계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이 은행에 버금가는 순익을 기록하면서 그 실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죠.


CSM

CSM(Contractual Service Margin)은 보험 계약의 장래 예상 이익의 현재가치를 의미합니다.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데, 이 금액 자체를 일단 부채로 쌓아 뒀다가 그 일부를 상각하면서 매년 당기순이익에 반영시키면서 회계 처리하는 발생주의를 적용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인식 금액이 애매하면서 문제가 출발합니다. 예를들어 설명할 수밖에 없어요. 1년짜리 보험을 10만원에 팔았고, 사고가 나면 100만원을 주기로 약속 했습니다. 그러면 이 계약의 경우 -90만원 이거나 +10만원이죠? 그런데 CSM은 이 둘을 합쳐서 현재 인식을 하라는 말이거든요.


그러면 사고가 날 "확률"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으로 반영하게 됩니다. 이 부분에 명확한 규정이 없어요. 그래서 저 확률을 만약 10%로 설정했다면? 100만원 * 10% 하면 10만원의 비용 발생으로 계산되면서 현재 인식할 수익은 0원이 됩니다. 웃기죠? 만약 확률이 20%였다면? CSM은 - 10만원으로 음수가 됩니다. 


구조 적으로 이 CSM의 값이 높으면 수익이 높게 측정 되거든요? 이 방법은 보험료 자체를 올리거나 예상 보험금을 낮춰서 설정하면 됩니다. 


An illustration of a balance scale symbolizing insurance accounting. The scale has a weight labeled 'CSM' on one side and 'Net Profit' on the other. A chalkboard with graphs and numbers fills the background, while individuals in suits observe the scale. The color scheme includes shades of blue and gray, creating a corporate and analytical atmosphere.


그러므로 CSM이 높다는 말은 이 보험 계약으로 보험사가 많이 남겨 먹는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시선이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적당히 조정해서 소비자 눈치 보라는 것이 이 제도의 참 뜻이었습니다. 


CSM 조정액의 실태와 문제점

한 가지 눈치 채셨을 수 있는데, 유출되는 비용은 보험기간, 유입되는 수익은 납입 기간입니다. 그래서 이익(수익-비용)의 인식 기간을 어디로 맞출지가 애매해지게 됩니다. 보통 납입 기간보다 보험기간이 훨씬 장기간입니다. (우리나라만의 기형적인 구조이기는 합니다.)


그간 IFRS4 에서는 현금 주의 이다 보니까 초창기 납입되는 수익에만 모든 것을 집중해서 수치를 만들어 왔었다면, IFRS17 도입 시에는 보험 기간에 맞춰서 수익 인식이 되도록 정해지게 됩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각 업권 별 상위 10곳 보험사들의 미래서비스 변동에 따른 CSM 조정액입니다. 이들의 CSM 조정액은 올해 1분기에만 마이너스(-) 2조 원에 달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에만 3천700억 원 넘게 CSM 조정액을 줄였고,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에서도 마이너스(-) 3천억 원 안팎의 CSM 조정액이 나타났습니다. 손보사 중에서는 DB손해보험의 마이너스(-) 조정액이 가장 컸습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험회사(생명보험사 22곳·손해보험사 31곳)의 당기순이익은 4조8천443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업권 별로는 생보사가 1조8천749억 원, 손보사가 2조9천694억 원을 벌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특수은행 18곳의 순익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주요 변화

부채 자체가 시가 평가된다는 것이 핵심 골자이니 만큼 예상되는 결과들입니다. 그 결과 환급금이 수익으로 인식 잡히지 않고, 수익을 납입 기간이 아니라 보험 기간에 맞춰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 연금 및 저축성 보험 판매 지양 : 고객에게 환급 요소가 많은 연금 및 저축성 보험은 보험료가 수익이 아니라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실적 인정을 많이 받지 못하니 팔기 싫어합니다. 
  • 적립 보험료 거부 : 동일한 이유로 만기 시 만기 지급금 또는 해지환급금으로 잡아둔 적립 보험료도 수익이 아닌 당장 부채라서 외면 받을 확률이 커집니다.
  • 변액보험 주목 : 한동안 불완전 판매로 시끄러웠는데, 이번에 기회가 생긴 셈입니다. 투자 수익률에 따라 고객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이 결정되는 구조잖아요? 그래서 시장 금리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므로 많이 팔고 싶을 수밖에 없습니다. 
  • 보험기간 축소, 정기 보험 활성화 : 부채 시가 평가 시 중요한 부분은 바로 보험 기간입니다. 보험 기간이 길게 되면 금리 변동에 너무 민감하고 예측이 힘들잖아요? 시가 평가 시 그 금액의 변동 폭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보험사들의 CSM 확대 경쟁

보험사들이 CSM 늘리기에 집중하는 이유는 미래의 이익 재원을 현재로 가져오기 위해서 입니다. 이로 인해 기형적인 특판 상품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번 계약 체결 해두면 몇 년간 고정 수익으로 찍히는 금액이 잡히면서 탄탄 해지기 때문에 열심히 파는거죠.


대표적인 예로 '5년 납·10년 유지·120% 환급률'의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상품은 처음 5년간 1천만원을 내고 이후 5년간 상품을 해약하지 않으면 1천200만원을 돌려받는 구조입니다. 보험사에게는 분명 '독'이 되는 상품이지만, CSM 확대를 위해 판매되고 있습니다.


투자요소 회계 처리의 쟁점

투자 요소의 회계 처리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투자 요소는 보험사가 사건의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계약에 따라 보험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돈입니다. 하지만 IFRS17 기준서에는 투자요소의 구체적인 산정 방법이 정의되어 있지 않아, 보험사들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환급금의 영향을 CSM 조정으로 상쇄하고 있습니다. 즉, 해약으로 인한 현재의 손실을 미래의 수익으로 채워 넣는 셈입니다.


금융당국의 대응과 전망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각 보험사에 투자요소 산정 방식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이는 투자요소의 회계처리에 대해 금융당국이 문제의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금융당국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듣고 CSM과 관련한 회계처리 기준을 다시 검토할 예정입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회계가 워낙 전문적인 영역이라 세세한 이슈마다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도 다 다르지만, 또 다른 단기납 판매 경쟁이 되풀이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IFRS17 도입 2년 차를 맞아 보험사의 회계 처리 방식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향후 금융 당국의 대응과 보험 업계의 변화가 주목됩니다.